칼럼

[윤은기-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관리자 │ 2021-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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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취업, 블루오션 찾아보자

- 윤은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경제 2009/09/18 08:38


일이 보약이다. 일은 힘들고 스트레스를 유발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주위를 살펴보면 일을 즐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일을 통해 성과를 내고 성취감을 가질 수 있다면 일은 스트레스의 원천이 아니라 행복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요즘 우리나라 젊은이는 안타깝게도 이 보약을 먹을 권리를, 즉 일할 권리를 누리지 못한다. 세계적 경기위축 상황에서 취업의 문턱이 너무 높아져 청년실업자 100만 명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경제정책의 하나로 추진하지만 구직의 벽은 높기만 하다. 구직난 또는 취업난을 뚫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좋을까? 취업전선에서 생기는 몇 가지 미스매치(mismatch)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

첫째, 구직과 구인의 미스매치다. 계속된 경기불황으로 취업난이 최악인 가운데에도 중소기업 10곳 중 6곳은 구인난을 겪는다. 둘째, 구직자 부모가 가진 미스매치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신입구직자 부모 414명을 대상으로 자녀 진로에 대해 물어본 결과 &lsquo\;자녀가 중소기업에 지원하고 합격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rsquo\;는 질문에 73.9%가 &lsquo\;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입사를 허락한다&rsquo\;고 답했지만, 부모가 원하는 자녀의 진로에서 중소기업 입사는 7.7%에 그쳤다.

셋째, 현재 직업과 미래직업의 미스매치다. 경제환경과 기술환경의 변화로 인해 사라지는 직업이 있고 새로 나타나는 직업이 있다. 또 쇠퇴하는 직업이 있고 더욱 각광 받는 기업이 있다. 우리나라 젊은 취업희망자는 여전히 고시와 공무원 시험 공부, 대기업이나 은행 취업에 몰두한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모험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직업이나 직장을 찾는 경향이 강하다는 말이다.

넷째, 취업전선에서 레드오션과 블루오션의 미스매치다. 전통적으로 인기 있는 직업에는 사람이 몰리므로 취업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요즘 대기업이나 잘나가는 중견기업에서 구인광고를 내면 최소 수십 대 일에서 수백 대 일까지 지망자가 몰린다. 이럴 때는 블루오션을 적극 찾아내야 한다. 중국 인도 베트남 등 해외로 나가는 젊은이가 늘어나는 중인데 아직은 수가 적지만 분명히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 있다. 작지만 장래성이 있는 기업을 찾아서 취업을 하거나 사회적 기업이나 소규모 창업을 통해 직업을 구하는 사람도 늘어난다. 이제는 취업에서도 적극적으로 블루오션을 찾아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취업난 또는 구직난 속의 미스매치 현상을 잘 살펴보면 취업전선에서 &lsquo\;기회의 창&rsquo\;은 훨씬 넓어진다.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일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5000달러가 넘으면 사람들이 기능적 욕구를 넘어서 꿈과 감성을 추구하는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가 된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는 GDP가 2만 달러를 넘어섰다가 세계적 경제위기로 인해 1만900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고도성장과 풍요의 소비를 체험한 신세대에게는 &lsquo\;땀과 인내&rsquo\;보다는 &lsquo\;꿈과 감성&rsquo\;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6·\;25전쟁의 폐허를 딛고 오늘날 경제 기적과 민주화의 기적을 함께 이룩한 기성세대는 땀과 인내를 바탕으로 미래의 꿈을 키워 왔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가도, 그리고 우리나라의 성공한 기업가도 젊은 시절 남다른 도전과 고생을 체험한 공통점이 있다. 내가 현재 하고 싶은 일, 현재 인기가 있는 직업이나 직장만을 찾는 대신 지금은 입에 쓰더라도 미래에 보약이 될 수 있는 직업에 도전한다면 현재 취업전선에서 겪는 고통이 인생의 자산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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